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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바꾸는 월가...내년 美 금리인상 3번 어려울 수도 있다

Atomseoki 2017. 12. 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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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참가자들이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빠르게 바꾸기 시작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물가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며 ‘비둘기적(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인 모습을 보이자, 연준이 과연 내년 세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가격을 역산해 집계한 내년 3월 인상 확률은 현재 45.2%로 떨어졌다. 하루 전 인상 확률은 58.8%였다. 반대로 금리를 동결하리라는 예상은 33.1%에서 54.3%로 껑충 뛰었다. 하루 만에 금리 인상에서 동결로 예상이 바뀐 셈이다.

아무리 늦어도 5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던 시장 참여자도 부쩍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는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5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하루 전 57.2%에서 45.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애초 시장에선 연준이 3번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선 3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선물가격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는 3월에서 6월로 후퇴했다. 연준의 점도표는 내년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여전히 예고하고 있지만, 시장은 벌써 내년 3번의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데 베팅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는 건 여전히 물가다. 연준은 내년 미국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올해 세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물가에 대한 고민을 또다시 드러냈다.

연준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2.5%로 크게 높이면서도 물가 상승률에 대한 내년 전망은 지난 9월에 발표했던 1.9%에서 바꾸지 않았다. 경제가 성장하겠지만, 경제 성장만큼 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고용 호조에 따라 물가 목표에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완전 고용상태에서 세제개편까지 더해지면 물가가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위원들 사이에 서로 다른 의견이 있었고, 그래서 (물가 전망의) 중간값은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물가에 대한 걱정이 연준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렵다.

물가가 목표했던 2%에 미달하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시장은 중앙은행이 물가 목표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저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 있다.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 훼손된다. 중앙은행이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미국의 시장전문 온라인매체 마켓워치는 연준 내에 물가 상승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히 있다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기 위해서는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16명의 연준 위원 중에서 내년 3번 미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리라고 생각하는 위원이 6명인 반면, 4번 이상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리라고 예상한 위원은 4명에 그쳤다. ‘점진적인’ 조정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금 더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