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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CB 편법거래'…금감원, 고강도 조사 착수

Atomseoki 2019. 7. 24.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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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 가까운 자금을 굴리는 국내 헤지펀드 1위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를 편법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증권회사를 끼고 펀드에 편입된 CB를 거래하는 식으로 수익률을 관리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른바 ‘신종 CB 파킹거래’를 통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아니냐는 논란이다. 

 

22일 금융감독원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조 단위 자금을 수십 개 코스닥 기업의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에 투자한 뒤 광범위한 파킹거래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파킹거래는 채권 펀드매니저들이 보유 한도를 맞추기 위해 소속 운용사가 아니라 다른 증권사 명의로 채권을 매수한 뒤 수수료를 지급하는 편법 행위다. 

 

라임운용은 CB 파킹거래에 대형 증권사들을 이용했다. 파생계약을 맺어 증권사 명의로 수십 개 코스닥 기업 CB를 펀드에 편입한 뒤 장외에서 수시로 주고받았다. 파티게임즈(400억원 규모) 바이오빌(250억원) 등 상장폐지 이슈가 터진 기업 CB는 장외업체에 넘겨 손실을 피하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23일 주요 판매사에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 관련 해명자료를 전달했다. 라임운용은 해명자료에서 보도에 나온 내용은 펀드 운용 과정상 단편적으로 보여지는 일부 거래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준법 관리 절차를 준수하며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제가 된 총수익스와프(TRS), 담보부 채권매각, 재간접 펀드 구조 등은 다소 특이한 거래 구조로 의도와는 다르게 의혹을 야기한 것 같으며 안정적인 고객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운용전략을 사용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회사들은 라임운용의 해명 자료와 운용성과보고서 등을 각 지점의 프라이빗뱅커(PB)에게 전달하고 고객 대응에 활용하도록 했다. 또 고객의 문의가 들어왔을 때 바로 라임운용에 재문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졌지만 그간 라임운용의 수익률이 좋았기 때문에 믿어보겠다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환매에 나선 고객도 있다. 한 증권사 PB는 안정적인 수익을 원했던 자산가들이 괜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며 환매를 요청하고 있으며 헤지펀드 특성상 환매를 신청해도 20일 뒤에 기준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법인영업담당 부장은 검찰 수사가 발표된 이달 초부터 기관투자가들의 라임운용 관련 문의가 급증했으며 일부 판매사는 관련 상품 판매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회사는 엄격한 내부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규정을 지키며 운용하고 있으며 헤지펀드산업 전체에 대한 오해로 퍼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