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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방울로 수십가지 병 겸사, 예방...쳬외진단이 뜬다

Atomseoki 2015. 10. 2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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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에 걸린 사람이 결핵 확진을 받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10년 전에는 보통 한 달~한 달 반 이상이 소요됐다. 몸 혈액 안에 들어온 일부 균이 적어도 10만~20만개로 증식된 후에야 진단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2주면 된다. 혈액 샘플 안에 균이 100개 정도만 있어도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균 증폭 기술을 통해 적은 양으로도 유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몸에 얼마나 많은 양의 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있는지 정량적인 양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최근 메르스 진단도 정량까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체외진단 덕분이었다. 체외진단(IVD·In vitro Diagnostics) 시장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정보기술(IT) 등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체외진단이란 혈액이나 요(尿)같이 인체에서 유래한 물질을 검사하는 시약, 소모품이나 분석기 등을 의미한다. 체외진단은 병에 걸렸을 때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더 나아가서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 성장률은 5.3%인 데 비해 체외진단 시장은 연평균 7.3%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540억달러, 2016년 580억달러, 2017년 약 630억달러 규모로 시장이 커지고, 2020년에는 718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은 중국 등의 급속한 헬스케어 시장 성장에 힘입어 연간 11.5%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체외진단은 면역화학, 분자, 현장진단(POCT), 임상미생물학, 자가혈당측정, 혈액, 조직, 지혈 진단 등 크게 8가지로 분류된다. 임상면역학적 분석과 화학분석을 통해 진단하는 면역화학 진단이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가혈당, 현장진단 시장이 그 뒤를 잇고 있다. DNA와 RNA를 분석하는 분자진단은 연간 12% 성장률을 나타내 가장 빠른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체외진단 시장은 글로벌 기업인 로슈, 존슨앤드존슨, 애보트, 지멘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5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기업들은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진단 분야 중에서도 분자진단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씨젠은 국내 분자진단 대표 기업이다. 분자진단에 사용되는 시약을 제조·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이 6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했다. 진단키트 전문기업 바이오니아도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LG생명과학은 분자진단으로 국내에서 연간 매출 1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진단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 기업 부상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테라노스'가 대표적이다. 테라노스는 혈액 한 방울로 최소 30가지 이상의 질환을 검사할 수 있는 혈액 검사키트를 개발했다. 미국 내 시장전문가들은 이 키트 하나로 향후 10년간 의료비용 200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테라노스 기업가치가 90억달러(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유전정보를 분석해 환자의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아야스디도 최근 1억달러 투자 유치를 받는 등 헬스케어 진단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놈 프로젝트가 성공한 이래 분자진단 분야에서 맞춤형 치료까지 가능하게 하는 '동반진단(CDx·Companion diagnostic)'도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 동반진단은 특정한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 약에 대한 환자의 반응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8월 동반진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표적치료제에 대한 동반진단을 명시했다. 아직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국내에서도 일부 분자진단 기업들이 이미 동반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는 "분자진단 중에서도 동반진단은 치료에 대한 또 다른 개념을 심어주고 있는 새로운 시장"이라며 "동반진단 시장이 진단 분야에서 안착하면 진정한 맞춤형 헬스이코노미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체외진단 시장이 국내 핵심 성장 분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체외진단 기기는 신의료기술 항목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허가가 완료된 후에도 신의료기술 평가에 대해 검증을 받아야 하는 분야를 성장의 가장 큰 제약으로 뽑았다. 체외진단 바이오기업 유디피아 김인수 대표는 "체외진단 시장 발전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 평가 등의 규제가 완화되고 국내 의료기기 사용 활성화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