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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예금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 연장...시장은 실망감

Atomseoki 2015. 12. 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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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3일(현지시간) 예금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자산매입) 프로그램을 2017년 3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행 월 600억유로의 매입규모는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더 강력한 추가완화를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ECB는 이날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 결과 현행 -0.2%인 예금금리를 10bp(1bp=0.01%) 내린 -0.3%로 인하했다. 반면 기준금리와 하루짜리 대출금리를 뜻하는 한계대출제도 금리는 각각 현행 0.05%, 0.3%로 동결했다.

이번에 ECB가 인하한 예금금리는 시중은행이 ECB에 맡기는 여윳돈에 적용된다. 예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 은행들이 돈을 맡기면서 수수료를 물게 돼 대출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ECB는 지난해 6월 예금금리를 -0.1%로 낮췄다가 같은해 9월에 -0.2%로 한 차례 더 하향조정했다.

아울러 ECB는 지난 3월부터 시행해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2017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내년 9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또 기존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국채뿐 아니라 지방채도 포함해 채권매입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전체 매입 자산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에 달한다. 나머지는 커버드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다.

ECB는 이같은 추가완화 조치를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 상승하는 것에 그치는 등 물가상승률 속도는 더디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ECB가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0.1%에 불과한 물가성장률을 목표치인 '2%에 가까운 2% 미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빨리 뭐든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ECB의 예금금리 인하는 물론 드라기 총재의 양적완화 기간 연장 발표 직후 유럽 증시는 한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영국 런던 현지시간 유럽 600지수는 한때 2.8% 떨어졌다. 앞서 해당지수는 지난 9월 저점에서 전날까지 13% 뛰면서 ECB의 추가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로화도 2% 넘게 뛰며 강세로 돌아섰다. 양적완화 기간 연장 발표 직후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3% 뛴 1.086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18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발표에 앞서 블룸버그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모두 ECB가 예금금리를 최소 10bp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가운데 80%는 ECB가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더 연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66%는 현행 6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는 또 내년과 2017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소폭 하향조정했다. 내년과 2017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각각 1.1%, 1.7%에서 1.0%, 1.6%로 내렸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기존과 같은 0.1%로 유지했다.

그러나 경제성장 전망은 유지하거나 상향조정했다. ECB는 올해와 2017년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각각 1.4%, 1.8% 증가에서 1.5%, 1.9% 증가로 올렸다. 내년도 GDP 전망은 기존 1.7%증가로 동결했다.